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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 연구는 팬과 페미니스트의 정체성이 공존하며 팬덤 내에서 비판적 팬 수행을 하는 이들을 ‘페미니스트 팬’이라 정의하고, 2015년 한국의 페미니즘 재점화 이후에 나타난 3세대 K-Pop 남성 아이돌의 여성 페미니스트 팬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팬 수행 경험과 감정을 질적 연구로써 접근하고자 하였다. 특히 기존과 달리 팬덤 이탈(‘탈덕’)을 의미 있는 팬 수행이라 여기는 이들의 인식에 주목하여, 본 연구는 방탄소년단(BTS)의 팬덤 아미(ARMY) 내 페미니스트 팬들을 대상으로 선정, 심층 인터뷰를 통해 페미니스트 팬 경험을 자료화하였다. 자료 분석 결과, 페미니스트 팬 수행 경험은 페미니스트 팬 정체화, 이에 따른 비판적 팬 수행, 그 과정에서의 페미니스트/팬 정체성 모순에 대한 갈등, 이로 인한 팬덤 이탈(고려)까지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. 이들에게 팬덤 이탈은 아이돌에 대한 감정적⋅물질적 소비에 대한 개인적⋅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팬 수행이자 운동으로 여겨진다. 하지만 팬덤 이탈을 포함한 이들의 운동은 엄밀히 볼 때 실패한 운동으로, 인간의 상품화로 자본을 얻는 아이돌 산업의 근원적 구조는 페미니즘을 불필요한 담론으로 여기고 페미니스트 팬들의 이탈은 결국 배제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스트 팬들은 결론적으로 페미니스트 대중의 한 부분이 되고, 이들은 대중문화의 여성혐오적 구조에 균열을 일으킨다. 3세대 K-Pop 아이돌 페미니스트 팬들의 팬덤 이탈을 포함한 팬 수행 경험을 고찰하는 것은 페미니즘이라는 사회적 의제 아래 K-Pop과 그 팬덤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, 한국 대중문화와 여성 대중이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질문을 던지는 것에 의의를 둔다. |